- APEC기후센터(APCC) 홈페이지 소개글. 사진=APCC 홈페이지 캡처
기상청 산하 APEC기후센터(APCC)가 최근 미래통합당 낙선 의원의 보좌관을 채용한 것을 두고 더불어민주당이 ‘특혜 채용’ 의혹을 제기하며 논란이 일고 있다. 미래통합당보좌진협의회(미보협)는 “민주당은 불필요한 사상검증과 괴롭힘을 즉각 중단하라”고 경고했다.
지난 8월 18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환노위) 등에 따르면 APCC는 지난달 2일 통합당 심재철 전 의원 보좌관이었던 A씨를 경영지원실장으로 채용했다. APCC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가입 국가를 위해 동아시아 지역 기후를 예측 및 분석하는 기관이다.
환노위 소속 민주당 의원들은 연이어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동아일보》 보도에 따르면, 한 민주당 의원 측은 “A 씨가 환경 및 기후 관련 근무 경력이 전무한데도 합격한 것은 청탁 등 부정행위가 있었던 것 아니냐”며 APCC 측에 해명을 요구했다. 또 다른 의원 측은 A 씨의 업무 배제를 요구한 데 이어 최근엔 전원태 APCC 원장에게 “부정 채용에 대한 책임을 지라”며 기관장 인센티브 반납까지 거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APCC 측은 “블라인드 채용에 따라 치른 면접 결과 지원자 6명 중 A 씨의 점수가 가장 높았다”고 했다. 신문이 입수한 당시 면접 점수표에 따르면 면접관 5명 중 4명이 A 씨에게 최고점을 줬다.
이와 관련해 미보협은 20일 “여당은 공공기관에 대한 부당한 사상검증을 중단하라”는 제하의 성명에서 “해당 기관(APCC)이 민주당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는 블라인드 방식에 의한 면접 결과였던 것으로 알려졌다”며 “전(前) 보좌관은 이 방식으로 면접관 5명 중 4명에게 최고점을 받았고, 나머지 한 면접관으로부터 차석의 성적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사실상 전 면접관으로부터 최고점을 받은 셈”이라고 설명했다.
미보협은 “블라인드 채용 방식은 현 정부에서도 공정한 채용으로 추천하고 있는 채용 방식”이라며 “적법하게 채용한 센터에 상을 줘도 모자라다. 그런데 부정채용이라니 넌센스”라고 지적했다. 이어 “가족의 생계와 새로운 인생의 활로(活路)를 위해 자신의 노력으로 지원해서 절차에 따라 매도된 한 가정의 가장이기도 한 전직 보좌관의 묵묵한 노력이 이런 식으로 매도되어도 되는 것인지 묻고 싶다”고 비판했다. 미보협은 “민주당은 불필요한 사상검증과 괴롭힘을 즉각 중단하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월간조선》이 확인한 결과, A씨는 2018년 청와대 직원들의 ‘부적절한 업무추진비 사용’을 제기하며 기획재정부가 관리하는 정부 시스템 관리가 허술함을 최초로 포착했던 주역(主役)이다. 당시 심재철 자유한국당 의원은 A씨로부터 이 문제를 보고 받고 국회 대정부 질문에서 '디브레인 접속 및 접근 시연영상'을 상영하기도 했다.
기획재정부 산하 한국재정정보원(정부 비공개 정보 시스템 관리)은 '디브레인(dBrain·디지털예산회계시스템)'을 통해 전국 공무원 예산을 집행한다. 디브레인 내 올랩이라는 재정정보시스템을 통해 국회와 감사관 등 피감기관은 필요한 정보를 열람할 수 있다.
A씨 등 심재철 의원 측이 확인한 결과, 디브레인 내 관리자모드에서 ‘오류’가 발생해 관련 시스템에 접속이 가능해졌고, 심 의원 측은 허술한 시스템 안에서 청와대 인사들이 업무추진비를 부당하게 사용한 흔적을 발견한 것이다.
심재철 의원은 영상 상영 후 "국민 혈세가 어떻게 쓰이는지 살펴보는 게 국회의원의 책무"라며 "예산이 모인 곳이 디브레인이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위원들에게 기획재정부는 디브레인 접속 ID를 제공한다. 제 보좌진은 해킹 등 불법을 쓰지 않고 100% 정상 접속해 자료를 열람했다"고 밝혔다.
한편 청와대를 비롯한 더불어민주당에서는 심재철 의원이 '부적절한 방법으로 자료를 열람했다'고 비난했다. 당시 홍영표 민주당 원내대표는 심재철 의원의 디브레인 접속 및 정보 열람에 대해 "심재철 의원실이 30개 기관과 47만개 행정자료를 무단열람하고 빼돌리는 불법을 저질렀다"며 "(심재철 의원실은) 비인가 행정정보 자료를 정부에 반납하고 검찰에 출두해 조사에 성실히 응하라"고 압박하기도 했다.
글=조성호 월간조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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