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서울시장 후보에 여성후보들 물망 : 월간조선

박원순 서울시장의 사망으로 내년 4월 7일 서울시장 보궐선거가 열린다. 박 시장이 사실여부와 관계 없이 서울시 전직 비서 성추행 의혹을 받고 있는 만큼 여야 모두 여성 후보를 내놓을 가능성이 있다.

특히 과거 서울시장에 도전했던 여성 정치인들의 재도전 여부가 관심을 끌 것으로 보인다. 여권에서는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야권에서는 나경원 전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이혜훈 전 미래통합당 의원이 서울시장에 도전한 바 있다.

서울시장선거 본선에 나섰던 후보는 나경원 전 원내대표가 유일하다. 세 사람 모두 21대 총선에서는 불출마하거나 낙선해 향후 정치 행보가 불투명한 상태였다.

박영선 장관은 2014년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와 비상대책위원장을 지냈다. 2011년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민주당 후보로 결정됐지만 야권 후보 단일화(박원순)로 본선에는 나서지 못했다. 4선 의원이던 2018년 6월 지방선거 당시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 경선에 나섰지만 박영선-우상호-박원순 3파전에서 박원순 시장에 패했다. 4선 의원이던 2019년 4월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으로 입각한 후 21대 총선에는 불출마했다.

박 장관은 4선으로 탄탄히 쌓았던 지역구(서울 구로을)를 문 대통령의 측근인 윤건영 의원에게 물려준 만큼 서울 출신인 그가 장관직에서 물러난 후 다시 국회로 돌아갈 가능성은 크지 않다. 다음 행보는 서울시장밖에 없다는 얘기가 나온다.

나경원 전 원내대표는 지난 2011년 오세훈 서울시장이 무상급식 논란으로 사퇴한 후 치러진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 박원순 후보와 붙었다 낙선했다. 서울시장 선거에 출마하기 위해 지역구(서울 중구) 의원직에서 물러났던 나 전 원내대표는 2012년 서울 동작을 보궐선거에서 당선돼 다시 국회로 돌아왔다. 2020년 총선에서 5선에 성공할 경우 국회 최초의 여성 부의장이 될 가능성이 높았지만 더불어민주당 이수진 후보와 맞붙어 낙선했다.

원내대표를 역임하고 국회부의장을 염두에 뒀던 그가 9년 전 도전했던 서울시장에 다시 도전하지 않을 것이라는 예측도 있지만, 여당에서 박영선 장관이나 추미애 장관 등 거물급을 후보로 내보낼 경우 대항마로 나 전 원내대표가 소환될 가능성은 크다.

야권의 또다른 여성 서울시장 후보로는 이혜훈 전 의원이 꼽힌다. 서울에서 3선(서울 서초갑)을 한 이 전 의원은 2014년 6월 지방선거 당시 새누리당 서울시장 후보 경선에 참여해 김황식 전 총리, 정몽준 의원과 3파전 구도를 형성한 바 있다. 이 전 의원은 지난 4월 총선에서 원래 지역구에서 컷오프돼 서울 동대문을에서 출마했다 낙선했다. 서초에서 3선을 지낸 만큼 문재인정부의 부동산정책 실패를 저격할 적임자라는 얘기도 나온다.

서울시장과 부산시장을 선출하는 내년 4월 지방자치단체장 보궐선거는 2022년 3월 대통령선거의 전초전이 될 '슈퍼 보궐선거'가 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여야 모두 '필승의 카드'를 내 놓을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민주당이 추미애 법무부장관을 후보로 내 놓을 가능성도 있다.

여성 후보들에 시선이 집중되면서 오세훈 전 서울시장의 출마 가능성이 낮아지는 가운데 오 시장 재직 당시 서울시 정무부시장이었던 조은희 서초구청장을 주목하는 시선도 확대되고 있다.

조 구청장은 현재 서울시 25개 구의 구청장 중 유일한 미래통합당 소속이다. 섬세하고 빠른 행정처리, 신속한 코로나19 대처 등으로 구민들 사이에서 인기가 매우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난 4.15 총선에서 서초구에서 국회의원에 출마할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기도 했지만 출마하지 않고 구청장직을 지키고 있다.

이들은 추미애 장관(1958년생)을 제외하면 모두 1960년대생이다. 박영선 장관이 1960년생, 조은희 구청장이 1961년생, 나경원 전 원내대표가 1963년생, 이혜훈 전 의원이 1964년생이다. 이들 외에 새로운 여성 후보가 나설지 주목된다.

글=권세진 월간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