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최근 부동산시장 불안과 관련, 2일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에게 특단의 대책을 지시했다. 규제 일변도의 정부 정책에 대한 비난이 이어지는 가운데 "공급 물량을 늘리라"는 지시가 나왔지만 효과를 기대하기는 어려운 분위기다.
문 대통령은 이날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으로부터 긴급 보고를 받고 “정부가 상당한 주택 물량을 공급했지만 부족하다는 인식이 있으니 발굴을 해서라도 공급 물량을 늘리라”고 지시했다.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은 서면 브리핑을 통해 "문 대통령이 내년에 시행되는 3기 신도시 사전 청약 물량을 확대하는 방안을 강구하라”고 했다고 전했다. 또 생애최초 주택 구입자의 세금 부담 완화, 투기성 주택 보유자의 부담 강화 등을 지시했다.
문 대통령은 앞서 참모진들에게 종합부동산세 강화를 당부하기도 했다. 다주택자 세율을 인상하는 방안을 21대 국회의 최우선 입법 과제로 처리하도록 하라는 것이다.
문 대통령이 부동산 문제에 직접 나선 것은 최근 집값 상승세가 심상치 않은 것은 물론 수 차례의 대책에도 불구하고 집값이 계속 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은 최근 문재인 정부 들어 3년간 서울 집값이 52% 폭등했다는 조사 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특히 6.17 대책 등으로 젊은층의 내집마련 길이 막히면서 문 대통령 지지기반이었던 30대의 지지율도 하락해 청와대가 위기를 느낀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리얼미터가 TBS 의뢰로 실시한 2020년 7월 1주차 주중 잠정집계 결과,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국정수행 지지율(긍정평가)은 지난 주 6월 4주 차 주간집계 대비 3.9%포인트 내린 49.4%로 나타났다. '국정수행을 잘못하고 있다'고 응답한 부정평가는 3.4%포인트 오른 46.1%였다. 지지율 50% 선이 깨진 것이다. 이번 주중 잠정집계는 6월 29일(월)부터 7월 01일(수)까지 사흘 동안 전국 18세 이상 유권자 38,370명에게 통화를 시도해 최종 1,507명이 응답을 완료, 3.9%의 응답률을 나타냈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2.5%포인트다. 자세한 조사개요와 결과는 리얼미터 홈페이지 또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 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그러나 이번 문 대통령의 지시가 집값을 잡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는 예측은 거의 나오지 않는다. 시장에서는 계속 집값 잡는 방법으로 서울 주요 지역의 재건축 등 공급확대를 제시하고 있지만 그동안 정부는 수요억제와 규제 일변도였다. 겨우 공급확대라는 대통령의 발언이 나오긴 했지만 주요 지역 재건축, 재개발을 묶어놓은 상태에서 신도시 공급확대는 서울 집값 폭등의 기본적인 원인을 해결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신도시 중심의 공급 확대 방안은 서울 핵심 지역으로 향하는 수요를 막는 대책은 되지 못한다고 보고 있다. 한 부동산커뮤니티 운영자는 "정부의 부동산문제 인식은 투기수요 막아야한다는 원론적인 생각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며 "정책결정자 중 시장과 소비자의 입장에서 생각하는 사람이 그리 없는지 답답하다"고 했다.
글=권세진 월간조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