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유정 범행에 사용된 것으로 추정되는 믹서기와 곰탕솥, 왜 샀냐는 질문에... : 월간조선

전 남편을 신체훼손 등 잔혹하게 살해한 혐의로 기소된 고유정이 살해 정황에 대해 변명으로 일관했다. 고유정은 각종 조리도구를 이용해 신체를 훼손하고 사체를 유기한 혐의를 받고 있다.

고유정은 17일 광주고법 제주재판부 형사1부(부장판사 왕정옥) 심리로 열린 항소심 결심 공판에서 판사가 “피해자(전남편)를 만나기 전 믹서기와 휴대용 가스버너, 곰탕솥 등을 왜 샀느냐”고 질문하자 “제가 물건을 한 번에 사는 습관이 있어 여러 개의 조리도구를 사게 됐다. 곰탕솥도 하나는 친정어머니가 쓸 수 있다 생각해 구입했고, 믹서기는 (현) 남편이 식당을 운영하겠다고 해 구입한 것”이라고 답했다.

앞서 경찰은 고유정을 검거한 후 흉기와 믹서기, 휴대용 가스버너, 곰탕솥 등을 계획적 살인의 증거품으로 확보했다. 고유정이 전 남편을 살해하고 시신을 훼손하는 과정에서 이 도구를 이용한 것으로 추정된다. 고유정은 이를 범행에 사용한 것 아니냐는 질문에는 완강히 부인했다.

고유정은 지난해 5월 25일 제주 한 펜션에서 전 남편 강모(사망당시 36세)씨를 흉기로 찔러 살해한 뒤 각종 도구를 사용해 시신을 흔적이 남지 않을 정도로 훼손하고 은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또 지난해 3월 2일 충북 청주의 자택에서 잠을 자던 의붓아들 A군(사망당시 5세)을 숨지게 한 혐의로 지난해 11월 7일 추가 기소됐다.

검찰은 이날 고유정의 항소심 결심 공판에서 사형을 구형했다. 검찰은 사형으로는 부족하다는 입장이다. “범행 수법이 지나치게 잔혹해 피고인에게 사형만으로는 형이 가벼운 것이 아닌지 모르겠다”며 “반성의 기미가 전혀 없는 점 등을 종합해 사형을 선고해달라”고 밝혔다.

고유정은 최후 진술에서 의붓아들을 죽이지 않았다며 "죽으려고도 해봤지만 그래도 살아남은 것은 남은 ‘애새끼’가 있기 때문이다. 죽어서라도 제 억울함을 밝히고 싶다. 믿어 달라”며 눈물로 호소했다.

글=권세진 월간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