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임태훈 군인권센터 소장이 2019년 10월 21일 국회에서 2017년 2월 촛불집회 당시 국군기무사령부가 작성했다는 계엄령 문건을 공개하고 있다. /뉴시스
군 인권센터는 군대 내의 인권침해를 방지하고 반인권적 법률, 제도, 정책등을 감시하고 개선하는 걸 목표로 한다.
1976년생인 임태훈 소장이 2009년 12월 설립했다. 임 소장은 커밍아웃한 동성애자다. 1996년부터 동성애자 인권모임 '친구사이'에서 동성애자 인권 운동을 하기 시작해 동성애자 인권 연대(약칭 동인련)을 창립했다. 이후엔 동성애 인권 관련 활동을 이어왔다.
2004년에는 동성애를 정신질환으로 분류하는 징병검사 규칙에 저항하기 위해 양심적 병역 거부를 선언 했다. 이 사건으로 임 소장은 2004년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받아 수감됐다. 수감 기간 중 국제엠네스티에서 양심수로 지정받았다.
임 소장은 문재인 정부가 들어서고 여러 굵직한 폭로를 했다. 대표적인 게 '계엄령 문건'이다.
그는 2018년 3월 8일 박근혜 대통령 탄핵이 기각될 경우 촛불시위를 대비해 군이 무력 진압을 모의했다는 주장을 제기했다.
그는 "복수의 제보자에 따르면 지난 2016년 12월9일 국회에서 박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가결된 뒤 국방부 내에선 탄핵 기각을 대비해 군 병력 투입을 준비해야 한다는 논의가 나왔다"고 주장했다.
임 소장은 2019년 10월 21일 국정감사장에 이른바 '촛불 계엄령 문건'을 들고 나오기도 했다.
촛불 집회 때 계엄령은 준비했다는 내용이다. 그런데 이 문건은 여당 의원조차 진위가 의심스럽다고 할 정도로 내용이 조악했고, 작성 주체인 기무(機務)사령부의 한자가 틀리게 적혀 있어 웃음거리가 되기도 했다.
임 소장은 박찬주 전 제2 작전사령관의 갑질 의혹을 가장 먼저 제기하기도 했다.
임 소장이 제기한 굵직한 의혹 두 가지는 모두 사실이 아닌 것으로 판명됐다.
국방부 보통군사법원은 12월 24일 촛불 집회 때 계엄령을 준비했다는 '계엄령 문건' 사건으로 기소된 전 국군기무사령부 참모장 등 3명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이번 판결로 계엄령 문건과 관련해 조사받은 사람은 전원 무혐의 또는 무죄 처분을 받게 됐다. 시민단체와 민주당이 작년 7월 폭로에 나섰고, 청와대가 합세해 '촛불 무력 진압' '친위 쿠데타' '내란 음모'로 부풀려진 사건이 실제론 있지도 않은 일이었다는 것이다.
박 전 대장도 공관에 배치된 병사에게 텃밭 관리를 시키는 등 '갑질' 의혹이 제기됐지만, 검찰 수사 결과 무혐의 처분됐다.
법적으로 임 소장은 군을 조롱하고 무력화시키는 '가짜뉴스'를 퍼트렸다는 지적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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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정경두 국방부 장관은 12월 18일 임 소장에게 감사장을 수여했다. 정 장관이 임 소장에게 준 감사장에는 이런 내용이 담겼다.
"귀하께서는 지난 2년간 군인복무정책 심의위원으로서 탁월한 식견과 해박한 지식으로 군인복무정책 발전에 기여한 공이 크므로 이에 감사장을 드립니다."
대통령이 국군 통수권자이긴 하지만 ‘군(軍)의 수장(首長)’인 정경두 장관이 너무 눈치를 보는 것 같다는 질문에 김태영 전 국방부 장관은 <월간조선>과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답했다.
“제가 몇 번 만나서 이야기했습니다. ‘당신 문재인 대통령 밑에서 오래 일해 봤자 앞으로 2년 반이다. 그런데 장관 그만두고 나오면 적어도 20년은 넘게 살 텐데 그동안 어떻게 머리 들고 살려고 이렇게 하느냐. 이 점을 꼭 염두에 두라’고요. 그런데도….”
글=최우석 월간조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