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뉴시스
고 강금원씨는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최측근이었던 인물이다. 부산 창신섬유 회장이었던 그는 노 전 대통령과 '막말을 하는 사이'라고 밝혔다. 그는 스스로를 제 1야당 총재라고 불렀고, 정권의 군기반장이라고 했다.
2003년 11월18일 <조선일보>와의 인터뷰에서 '그는 노무현 대통령과는 무슨 대화를 하는가'라는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할 얘기를 다한다. 격하게 토론도 하고, 결국 승복하지 못할 때도 있다. 언론문제도 내가 좋은 사이로 지내라고 늘 건의해 왔다. 나는 측근은 몰라도 실세는 아니다. 내가 언제 인사권을 행사했느냐, 정책에 개입했나. 그래도 이제는 솔직히 대통령이라는 위세에 눌린다. 그동안은 대통령도 (나를) 못 말렸는데, 이제는 강하게 반박을 하거나 부정적 견해를 보이면 움츠러들게 된다."
이런 강씨는 자신이 노 전 대통령의 전 후원회장 이기명씨의 경기도 용인시땅 1차 매입자로 밝혀지자 기자회견을 가진 뒤 노 대통령 측근 2명을 공개 비판했다. 이중 한 명이 당시 민정수석이었던 문재인 대통령이었다.
"평소 정치할 사람이 아니었다. 문 수석이 이 문제에 대해 해명 등을 제대로 하지 못해 엉망으로 만들었다. 문 수석은 물러나야 한다."
강씨의 이 발언을 현 조국 사태를 대하는 문재인 대통령에 대입하면 딱 맞아 떨어진다.
문 대통령은 "우리 윤 총장님"이라고 부르며 "청와대든 정부든 또는 집권 여당이든 비리가 있다면 엄정하게 임해주길 바란다"고 했다. 윤 총장은 전 정권에 대한 무리하고 폭력적인 수사의 책임자였고 문 대통령은 정치적으로 그 이득을 봐왔다.
그런데, 우리 윤총장님이 실제 자신의 말대로 비리가 있는 조국 법무부장관 가족을 엄정하게 수사하자 화가 많이 난 모습이다.
<중앙일보> 인터넷 판에 따르면 여권의 핵심관계자는 문재인 대통령의 대(對) 검찰 메시지에 대해 이렇게 밝혔다.
"(문 대통령이) 화가 많이 나셨다고 들었다. 원래는 더 강한 수위로 말씀하시려다가 많이 절제한 것으로 알고 있다."
댓글 등에는 <'악'을 조사하는 '선'한 역할의 검찰을 '악'으로 몰아세우면서 개혁하라고 압박하는 문 대통령이야 말로 조국 사태를 더더욱 엉망으로 만들었다. 이런 일이 반복하는 것은 문 대통령의 정치력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그는 평소 정치할 사람이 아니었다>는 목소리가 많다.
16년 전 강씨가 문 대통령을 비판한 내용과 데칼코마니처럼 똑같다.
글=최우석 월간조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