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일 강원 화천 북한강에서 훼손된 시신으로 발견된 30대 여성은 군무원으로, 같은 부대에 근무하던 군 간부에게 살해된 것으로 드러났다.

4일 강원경찰청에 따르면 피해자는 33세의 임기제 여성 군무원이며, 살해 용의자 A씨는 30대 후반 현역 영관급 간부인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은 2일 북한강에서 떠오른 시신의 신원을 확보하고 CCTV 및 탐문수사 등을 통해 A씨를 용의자로 특정했다. 경찰은 3일 오후 7시 12분께 서울 강남구 일원역 지하도에서 A씨를 살인 혐의로 긴급체포했다. 

A씨는 경기 과천 소재  국군사이버작전사령부 소속 중령 진급 예정으로, 최근 서울 송파구 산하 부대로 전근 발령을 받았다.

경찰 조사 결과, A씨는 지난 10월 25일 오후 3시쯤 부대 주차장 내 자신의 차량에서 피해자와 말다툼을하다 격분해 목을 졸라 살해한 것으로 밝혀졌다. A씨는 살해 당일 오후 9시쯤 한 공사장에서 시신을 훼손했다. 이 공사장은 철거 예정이었고, 경찰이 수사에 착수한 후에는 이미 철거가 진행중이어서 혈흔 등 범행 흔적이 남아있지 않았다.  

이어 A씨는 10여년 전 자신이 근무한 경험이 있던 화천군으로 유기 장소를 택하고 살해 다음날인 10월 26일 오후 9시 40분경 화천 북한강변에 시신과 시신훼손에 사용한 도구 등을 유기했다. 

A씨가 살해 후 완전범죄를 꾀한 정황도 드러났다. 시신 훼손의 흔적을 남기지 않기 위해 철거예정인 공사장에서 시신을 훼손했고, 시신을 유기할 때 시신에 돌덩이를 달아 쉽게 떠오르지 않게 했다. A씨는 유기 다음날인 10월 27일 피해자의 휴대전화를 이용해 부대측에 휴가를 요청하는 메시지를 보냈다. 범행이 탄로날 것을 우려해 피해자 행세를 하며 메시지를 보낸 것이다. 뿐만아니라 피해자의 가족과 지인에게도 피해자의 휴대전화로 메시지를 보냈다. 

경찰은 A씨를 상대로 범행 동기, 피해자와의 관계 등을 조사하는 등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경찰은 A씨를 살인, 사체손괴, 사체은닉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며 신상공개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글=권세진 월간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