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대 국회의 첫 대통령 비서실 대상 국정감사가 윤석열 대통령-김건희 여사 부부의 공천 개입 의혹으로 채워졌다.

국회 운영위원회는 1일 국회에서 대통령비서실·국가안보실·대통령 경호처 대상 국정감사를 진행했다. 여야는 대통령실 이슈를 두고 거세게 충돌했고, 국감은 자정을 넘기며 2일까지 이어졌다.

먼저 김건희 여사 증인 문제를 놓고 여야가 맞붙었다. 운영위 야당 의원들은 국감 증인으로 채택된 김건희 여사 등 대통령실 관계자 7명의 불출석과 관련해 동행명령장을 발부를 주도했다. 동행명령장 발부 안건은 여당의 강한 반발 속에 재석 의원 27인 중 찬성 18인, 기권 9인으로 가결됐다.

운영위 소속 민주당 의원 4명은 김 여사 등에게 직접 동행명령장을 전달하겠다며 국감장을 빠져나가 대통령실 청사까지 갔지만 경호처에 막혀 청사 진입이 불가능했다. 동행명령장 전달이 무산된 만큼 민주당은 불출석 증인들에 법적 조치를 할 방침이다.

또 국감 전날인 10월 31일 더불어민주당이 공개한 윤석열 대통령과 명태균씨의 통화 녹취가 이날 운영위 국감의 최대 화두로 등장했다. 해당 녹취 내용이 대통령 부부의 공천 개입에 해당하는지에 대해 여야가 날선 공방을 이어갔다.

강명구 국민의힘 의원은 "해당 녹취는 앞뒤 다 잘라 맥락이 없는 것"이라며 "전형적인 민주당식 폭로이며 정치공작"이라고 주장했다. 

더불어민주당 소속인 박찬대 운영위원장은 “누가 봐도 명백한 공천 개입이고 또 공천 거래가 있었다는 사실이 드러나는 윤 대통령의 생생한 육성을 전 국민이 들었다”며 “거짓말로 불법을 덮을 수 없고, 또 불법으로 권력을 유지할 수 있겠느냐”고 맞섰다. 

이 과정에서 여야 의원들 사이에서 고성이 오가면서 국감장은 소란을 빚기도 했다.

대통령실은 이날 최대 쟁점인 윤 대통령의 녹취파일에 대해 불법행위가 없었다는 입장을 재차 강조했다. 정진석 대통령실 비서실장은 윤 대통령과 명씨의 통화 배경에 대해 "덕담 수준으로, 민주당이 과도하게 정치 공세를 벌이고 있는 것"이라고 주장하며 윤 대통령이 취임 전후로 공천 개입 및 선거 개입 등 불법행위가 없었다고 밝혔다. 이어 "당으로부터 관련 건의를 받은 적도 없고 공천개입 관련 어떤 지시도 내린 바 없다”고 강조했다. 

정 실장은 명태균씨와 윤 대통령 부부의 관계에 대해 대해 “윤 대통령이 명씨의 조언을 초반에는 들었으나 이후 관계를 끊었다. 다만 김 여사는 이를 매몰차게 끊지 못했다”고 했다.

여당 의원들도 "윤 대통령이 명 씨와 통화했을 당시 당선인 신분이었고 법적인 문제가 없다"고 옹호하며 민주당이 공개한 녹취 파일의 '짜깁기' 의혹을 제기하고 역공에 나서기도 했다. 

강승규 국민의힘 의원은 민주당이 전날 공개한 윤 대통령의 육성이 담긴 17.5초 길이의 녹취 파일에서 임의로 편집한 증거가 발견됐다는 소리규명연구소의 분석 결과를 제시했다. 권영진 국민의힘 의원은 "만약 민주당에서 폭로한 대통령의 통화 녹취록이 편집·조작됐다면 또 이걸 갖고 탄핵 사유라고 하고 몰아가는 것이라면 국기문란 행위라고 본다. 반드시 수사 의뢰해야 한다"고 했다. 

이에 민주당은 녹취 원본을 틀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노종면 민주당 의원은 "(여당이) 녹취록을 조작이라고 짜깁기라고 얘기를 하는데 방송에 안 나온 것을 (오늘 국정감사장에서) 틀게 합의해달라"고 박찬대 운영위원장에게 요청했다. 다만 배준영 국민의힘 의원이 "제대로 된 원본이 있다면 틀 수 있지만 이 자체가 의심스럽다"고 거부하면서 이뤄지지 않았다.

글=권세진 월간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