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동작갑 지역구에 출마한 장진영 국민의힘 국회의원 후보가 선거공보 등에 ‘세무사’ 경력을 표기한 데 대해 서울시 선거관리위원회가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 공표’에 해당한다는 판단을 내리자 대한변호사협회(협회장 김영훈)가 반박하고 나섰다. 장진영 후보는 변호사로서 세무사 자격을 보유하고 있지만, 세무사 자격시험에 합격한 세무사와 달리 기획재정부가 비치하는 세무사 등록부엔 등록돼 있지 않아 변협과 선관위의 해석이 갈린 것.

앞서 서울시 선관위는 지난 5일 장진영 후보의 선거벽보 및 공보 등에 ‘세무사’ 경력을 표시한 것이 허위사실 공표라고 보고, 동작갑 지역 사전투표소에 장 후보의 선거법 위반 내용을 알리는 공고문을 붙였다. 선관위는 장 후보에 대해 “변호사로서 세무사 자격을 보유하고 있다”면서도 “세무사 자격시험에 합격하여 기획재정부에 비치하는 세무사 등록부에 등록한 자가 아니므로, 세무사가 아니고 세무사 명칭을 사용할 수 없다”고 홈페이지에 공고했다.

이에 변협은 8일 보도자료를 내고 “위 후보자(장진영)가 변호사로서 세무사 자격을 가진 것 자체는 진실이므로, 그 세무사 자격을 표시한 것이 ‘허위사실’이 될 수는 없다”고 선관위 해석을 반박했다. 그러면서 “변호사는 세무사법에 의하여 세무사의 자격을 부여받은 자이고, 변호사로서 세법 및 관련 법령에 대한 해석·적용을 함에 있어서 필요한 전문성과 능력도 갖추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세무사 감독 기관인 기획재정부 또한 지난 3일 서울시 선관위에 세무사 자격증 소지자인 변호사가 ‘세무대리와 관련하여’ 세무사나 이와 비슷한 명칭을 사용할 수 없다고 회신했다”며 “세무대리와 관련되지 않은 공직선거에서 세무사 자격을 보유한 변호사가 선거공보물 등에 ‘세무사’ 경력을 게재하는 것은 세무사법을 위반한 것이 아니"라고 설명했다. 이어 "공직선거법상 선거인의 공정한 판단에 영향을 미치는 허위사실에도 해당하지 않는다"고 부연했다.

변협은 또 “공직선거법은 허위사실의 공표를 금지하고 있을 뿐이어서 본건과 같이 허위사실이 아닌 경력의 표시에 대해서 서울시 선관위가 세무사법 위반 소지를 근거로 허위사실로 판단할 권한은 없다”고 지적했다. 변협은 “서울시선관위가 세무사 자격을 보유한 변호사가 세무대리와 관련이 없는 선거공보물 등에 ‘세무사’ 경력을 게재한 것이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공표에 해당한다고 판단한 것에 대하여 깊은 유감을 표명하고, 즉시 시정해 줄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글=김광주 월간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