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요한 "나는 문재인정권 마녀사냥의 피해자였다" : 월간조선

연일 정치권의 관심을 집중시키는 인요한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이 자신을 "문재인정권 마녀사냥의 피해자"라고 밝혔다.

인 위원장은 최근 발간된 <월간조선> 12월호 인터뷰에서 더불어민주당과 문재인정부를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더불어민주당이 '스톡홀름 증후군(범죄의 피해자가 범인에 동조해 가해자가 되는 현상)'에 빠져 있다고 지적하고 문재인정권은 자신이 박근혜 대통령 인수위원회에 참여했다는 이유만으로 '마녀사냥'을 자행했다고 주장했다. 인 위원장과의 관련 문답이다.

― 호남 출신이고 여러 차례 김대중 전 대통령을 존경한다고 했는데 국민의힘에 힘을 보태는 이유가 있나.

“국민의힘만 바꾸는 것이 아니라 정치를 개혁하는 데 힘을 보태는 것이다. 더불어민주당은 저를 단 한 번도, 일평생 찾은 적이 없다. 민주당 사람들은 모두 DJ를 잊었다. 대통령 임기가 끝나고 나니 기억상실증이 온 것 같다."

― 민주당은 왜 인요한이라는 인물을 찾지 않았을까. 동교동계와도 친분이 깊은데

“권노갑·한화갑·정대철·정세균 등 정치인들과도 친하다. 지금의 민주당이 DJ 정신을 계승하고 있다면 저에게도 도움을 요청할 수 있었겠지만 한 번도 손을 내민 적이 없다. 지금 민주당에 DJ 정신은 전혀 없다."

― 문재인 정부에 대해서도 비판적인 입장인 것으로 보인다.

“대북 문제도 그렇지만, 원전 가동을 중단시킨 것도 말도 안 되는 상식 밖의 얘기다. 세계에서 가장 잘하고 있는 우리 원전에 어떻게 그럴 수가 있나. 또 정말 크게 잘못했다고 생각하는 점은 전직 대통령들을 사면하지 않은 것이다. 박근혜·이명박 전 대통령을 임기 내내 감옥에 붙들어뒀다. 전직 대통령 두 명이 감옥에 있다니, 외국 나갈 때마다 창피해 혼났다. (20대) 대선 전 윤석열 대통령을 처음 만났을 때 제가 처음으로 한 얘기가 두 전직 대통령을 빨리 사면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 대선 때 윤 대통령을 도왔나.

“도울 형편이 못 됐다. 문재인 정부 당시 공정거래위원회 조사를 2년간 받았다.”

그는 문재인 정부에 대한 불만을 상당한 시간을 들여 토로했다. '마녀사냥'이라는 단어도 여러 번 사용했다.

“2년 동안 공정거래위원회가 저와 제 주변을 샅샅이 조사했다. 말하자면 전두환의 방법이다. 너는 우리하고 같은 편 아니니 가만히 있는 사람 흠을 잡아서 내쫓겠다는 것 아닌가. 제가 외국인 및 유학생 등에 대한 신체검사 비용을 다른 병원하고 담합했다는 혐의를 씌웠다. 공정위가 대학병원 교수를 담합 혐의로 조사한 건 처음이자 마지막일 것이다. 저를 조사해서 안 되니까 간호사들까지 세종시로 불러 조사했다. 문제는 한 국가 내에서 외국인 신체검사 비용은 전국이 동일하게 하도록 국제법상으로 정해져 있는데 그걸 왜 공정위가 조사하나. 그걸 건드리는 건 국제법 위반이다. 그걸 제가 주동했다니 조사 자체가 제 손발을 묶어놓겠다는 분명한 목적이 있었던 것이다. 그때 공정위 위원장이 김상조 교수였고 위원장직 마치고 바로 청와대 정책실장으로 갔다. 제가 박근혜 인수위에 참여했다는 것 말고는 저를 괴롭힐 이유가 하나도 없다. 정당에 참여하지도 않았고, 그저 제가 ‘박근혜 편’이라고 보고 우리 집안에까지 먹칠을 하려고 했던 것이다. 정말 사악한 목적 아닌가.”

‘마녀사냥’은 그의 추측이지만, 2년여간 그와 주변인들이 공정위에 불려 다녔다는 사실은 팩트였다.

“처음 조사실에 가니 조사관이 ‘당신은 공정거래법을 위반했으니 자백을 하라’고 하더라. 우리나라 헌법은 무죄 추정의 원칙을 보장하고 있지 않나. 그래서 내가 위법을 했으면 여기서 조사하지 말고 빨리 검찰로 넘기라고 했다. 제가 흔들리지 않으니까 우리 병원 간호사들, 다른 병원 교수들까지 줄줄이 불러댔고 인요한이 주동자 아니냐고 계속 압박했다고 한다. 프레임을 미리 짜놓고 끼워 넣으려 한 거다. 결국 위법 사실이 없고 제가 1원 한 푼 이득을 본 것도 없어 불기소로 끝났다.”

인 위원장은 인터뷰 내내 민주당에 대한 실망감을 숨기지 않았다. 지난 11월 8일 김대중 탄생 100주년 기념사업추진위원회 출범식에 참석한 인 위원장은 인사말에서 참석자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을 향해 “이재명 대표님, 이제 정쟁 좀 그만하자”고 외쳤다. 그러자 현장의 민주당 지지자들이 “(그런 말은) 윤석열한테 해라” “너네가 멈춰라”라며 항의를 쏟아냈고, 인 위원장이 행사장을 떠날 때 일부 진보 성향 유튜버들이 그를 향해 심한 말을 퍼붓기도 했다.

“그날 유튜버들이 쫓아 나오면서 아주 불미스러운, 민주주의에 어울리지 않는 행동을 했다. 소리 지르고 야유하고… 제가 한 인사말은 김대중 대통령의 화해와 용서를 잊지 말자는 내용이었는데 정쟁하지 말자는 그 한마디 때문에 난리를 치는 게 상식적인가? 제가 정쟁 그만하라고 한 게 그렇게 엄청나게 잘못된 일인가? 국민은 정쟁하는 정치인들을 당연히 싫어하니까 국민 앞에서 그만 싸우고, 독단도 그만하고 국회 내에서 싸우고 타협하라고 한마디 한 것 뿐이다. 또 윤석열 대통령을 왜 들먹이나. 민주당 자신들이 잘못해서 당선된 대통령을 자기들이 왜 끌어내리려 하는지 이해가 안 간다.”

― 민주당에 섭섭한 점이 많은 것 같다.

“저는 직접적으로 피해를 본 사람이다. 민주당 정권에서 제 흠 잡아내려고 제가 재직 중인 학교와 순천에 있는 우리 집안 학교, 재단 등을 탈탈 털며 조사했다. 건강보험 관련해 말도 안 되는 이유로 공정위에서 조사도 2년이나 불려 다녔고. 제가 성공할까 봐 걱정하는 것 같다.”

― 명문가 출신 의사를 왜 정치권에서 견제하나.

“제가 박근혜 인수위에 참여했다는 사실 하나 때문이다. 저는 사회통합위원회에 있었을 뿐 정치적 역할을 한 게 없는데 그걸 갖고 평생 그러는 것이고, 솔직히 유치해서 말이 안 나올 정도다.”

― 지금의 민주당을 평가한다면.

“거대 야당으로 부리는 횡포는 놀라울 따름이다. 어떻게 자기를 괴롭힌 사람을 그대로 닮아가는지 신기할 정도다. 나쁜 시어머니에게 구박당한 며느리가 시어머니가 되면 똑같이 행동하기도 하고, 가정폭력 집안에서 자란 사람이 나중에 또 가정폭력을 저지르는 사례들이 있지 않나. 민주당이 딱 그렇다. 전두환 정권 때 핍박당했던 세력이 그런데 전두환 정권과 똑같은 행태를 보이고 있다. ”

― ‘전두환 정권 같다’는 건 민주당 입장에선 가혹한 말 아닌가.

“자기들이 가혹하게 가는 것 아닌가. 야당이면 비판을 하고 싸우고 협의하고 절충안을 만들고 하면 되지 어떻게 야당 자기들끼리 법을 통과시키고 상대 당(여당)에 대해서는 콧방귀도 뀌지 않는다. 이게 무슨 민주주의인가. 전두환 정권 때랑 다를 게 없다. 숫자가 많다고 독선적으로 하는 게 독재 정권하고 뭐가 다른가?”

― 미워한 사람 닮아가는 케이스가 더러 있다.

“스톡홀름 증후군(Stockholm Syndrom)이라는 용어가 있다. 패티 허스트라는 여성이 범죄자들에게 인질로 잡혔는데 1년쯤 후엔 그 범죄자들과 함께 은행을 털고 범죄자들을 옹호한 일에서 나온 개념이다. 민주당이 지금 그 증후군에 걸려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