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김은경 혁신위원장이 노인비하 논란에 휩싸였다.   김 위원장은 지난달 30일 진행한 청년좌담회에서 '왜 노인이 우리의 미래를 결정하느냐', '남은 수명에 비례해 투표를 하게 해야 한다'는 본인 아들의 발언을 소개하며 '합리적이고 맞는 말'이라고 말해 노인을 비하한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국민의힘은 1일 더불어민주당을 향해 "현대판 고려장이자 노인폄하의 DNA가 있는 정당"이라고 비난했다. 과거 정동영 유시민 전 의원과 설훈 의원 등이 노인비하성 발언으로 비판받았기 때문이다. 

김 위원장은 정치인 출신이 아니다. 정치인의 언행이 얼마나 진중해야 하는지 알지 못했다고 민주당은 변명할 수 있겠지만, 노인비하보다 심각한 문제는 민주당의 정치행태인 편가르기 즉 '갈라치기' 정치를 당 혁신위원장이 고스란히 답습해 보여줬다는 점이다.

민주당측은 청년세대와의 간담회였기 때문에 청년을 강조하는 의미에서 나온 발언이라고 변명했다. 그러나 청년을 강조하기 위해 노인을 대척점에 세워도 된다는 생각은 전형적인 갈라치기이며 혐오의 정치다. 누군가를 칭찬하고 강조하기 위해 반대편을 폄하하고 깎아내리는 행태는 혐오와 갈등을 조장하는 것으로, 비난받아 마땅하다. 여성의 표를 얻기 위해 남성을 대척점에 세우는(혹은 그 반대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최근 10여년간 한국정치는 과거와 다른 갈라치기와 혐오의 정치에 물들어왔다. 문재인정권 5년간 편가르기 정치가 심각해졌다는 점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결정적으로 조국 사태는 국론을 양분시키며 보수와 진보 양 진영을 완전히 갈라놓았고, 거대 양당의 콘크리트 지지층은 더 견고해졌으며, 양 진영간의 건전하고 발전적인 토론이 사라졌다.  정치인들이 상습적으로 '남 탓'을 하면서 많은 사회문제가 '남 탓'으로 돌려졌고, 남녀간 혐오, 세대간 혐오가 갈수록 심해졌다. 

거대양당의 행태에 실망해 새로운 정당(가칭 새로운당) 창당을 추진중인 금태섭 전 의원은 김 위원장의 발언에 대해 "한마디로 말도 안 되는, 해서는 안 되는 얘기"라며 "최근 수 년간 한국정치는 편가르기와 혐오로 물들어 있으며, 국가적 위기를 가져올 수 있는 이런 정치행태는 반드시 끝내야 한다"고 말했다.  

글=권세진 월간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