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여당 대표 된 이낙연, 대권 직행하나... 과제는 : 월간조선

29일 더불어민주당 온라인 전당대회에서 이낙연 의원이 신임 대표로 선출됐다. 이 신임 대표는 당권 레이스에서 이낙연 김부겸 박주민 3인의 대표 후보 중 압도적인 지지율을 보였고 '어대낙'(어차피 대표는 이낙연)이라는 말이 나오기도 했다.

그러나 이 대표는 선거과정 중 민주당과 문재인 정권의 지지율 하락, 코로나19 악화, 개인적으로는 대권주자 지지도 하락(1위->2위) 등 수많은 악재를 겪었다. 부동산 대란과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여당 전당대회가 국민의 관심을 모으지 못했고, 온라인 전당대회로 치러진 만큼 흥행에도 실패했다.

어차피 이 대표와 지지자들의 시선은 당권보다는 1년 반 남은 대권에 있다. 이번 당권은 대권의 시험대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이 대표가 이른바 '슈퍼 여당'을 어떻게 이끌어나가느냐에 따라 대권 도전 성공여부는 달라질 수 있다. 당 대표 당선으로 대권 도전 5부 능선을 넘어선 이 대표의 과제를 짚어봤다.

1. 여당 지지율

수도권 집값 폭등과 여당의 부동산 관련법 일방적 개정으로 이어지는 부동산 대란, 그리고 코로나19 재확산으로 문재인 정부와 더불어민주당에 대한 국민 지지는 주춤한 상태다. 향후 당 대표의 의사결정에 따라 당과 대표의 지지율은 출렁일 수밖에 없다. 특히 코로나19 사태가 쉽게 진화되지 않을 경우 여당 지지율은 회복하기 힘들 전망이다.

더불어민주당은 176석을 보유한 슈퍼 여당으로 국회를 좌지우지할 수 있는 상태다. 2차재난지원금 지급 여부와 범위, 부동산 관련법, 의료계와의 갈등 등 당의 정책과 결정이 국민들에게 반감을 가져온다면 여당과 이 대표는 대선에서 크게 불리해진다. 이 경우 당내에서 '비(非)이낙연' 대안론이 불거질 가능성이 크다.

2. 당내 리더십

이낙연 대표는 당내 주류인 친문(친문재인) 세력과는 다소 거리가 있는 처지다. 대선이 가까워지면서 당내 경쟁자들의 공격에 시달리거나 말실수 하나로도 강성 친문세력에게 공격당할 수 있다. 또 당정청 협의에서 청와대와 이견을 보일 경우 당내 견제는 물론, 국민들 사이에서도 민주당 지지자와 강성 친문의 반발이 나올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호남(전남 영광) 출신인 이 대표는 민주당 내의 '영남 후보론'도 극복해야 한다. 호남을 주요 지지기반으로 보유한 민주당은 영호남 모두에서 지지를 얻어 대권을 잡기 위해서는 영남 후보가 나서야 한다는 의식이 뿌리깊이 박혀 있다. 노무현 전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은 모두 부산 출신이다.

3. 이재명과의 경쟁

이재명 경기지사는 코로나19 정국에서 대중적 인지도와 인기를 높여가고 있으며, 일부 대권주자 여론조사에서는 이낙연 대표를 앞서 1위를 하기도 했다. 코로나19 정국이 이어질 경우 여당 대표이자 대권주자로서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는 이 대표와 강경 정책을 쏟아내는 이재명 지사의 경쟁 구도가 계속 주목받을 전망이다. 이 때 대중적 인기와 지지율은 이 지사에게 유리하다는 분석이 정치권에서 나온다.

4. 총리 대권주자 징크스

지금까지 총리 출신 대권주자가 차기대권 지지율 1위 등으로 주목받은 예는 많지만 대선에서 성공한 사례가 없다. 이회창 전 총리는 대선에 세 번 나섰지만 실패했고, 고건 전 총리도 유력 대권주자로 주목받다가 우여곡절끝에 불출마했다. 정운찬 전 총리도 유력 주자로 주목받았지만 대권 도전에는 실패했다. 특히 현 정권의 지지율이 하락세인 상태에서 현 정권 총리 출신이 대권을 잡기는 쉽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낙연 리더십'의 첫 시험대는 내년 4월 서울시장-부산시장 및 국회의원 재보궐선거가 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 당헌당규에 따르면 자당의 책임으로 재보궐선거가 이뤄질 경우 후보를 내놓지 않기로 하고 있지만, 대선을 앞둔 시점에서 서울시장과 부산시장은 워낙 큰 자리인 만큼 포기하기도 어려운 상태다. 후보를 내놓을지 여부부터 결정해야 하고 , 이 결정으로 당내와 국민들에게 어떤 평가를 받을 지 감당해야 한다. 만약 민주당이 후보를 내놓고 선거에서 패배할 경우 이 대표의 대권가도에는 검은 그림자가 드리워진다.

글-권세진 월간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