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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년 민주당 원내대표가 주장한 ‘거자유옥(居者有屋)’ 실현된 루마니아인들은 행복할까?

자가(自家)보유율 94%....주택산업-주택임대업 붕괴, 사실상 거주이전-직업의 자유 실종, 부모의 낡은 집에 얹혀 살아

배진영  월간조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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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년 민주당 원내대표. 사진=조선DB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지난 7월 30일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거자유옥(居者有屋) 주자유택(住者有宅)’이라는 주장을 폈다. 그러면서 그는 “거주하는 사람이 집을 가져야 하고, 머무는 사람이 집을 소유해야 한다”“집은 사는(매입) 것이 아니라 사는(거주) 곳이 돼야 한다”는 문재인 정권이 부동산정책 기조를 거듭 강조했다.
경자유전(耕者有田)이라는 말처럼 ‘거자유옥(居者有屋) 주자유택(住者有宅)’라는 말도 듣기에는 참 아름다워 보인다. 그런데 그렇게 모든 국민들이 자기 집을 가지게 되면, 국민들은 행복해질까?

최성락 동양미래대학교 경영학과 교수가 최근에 펴낸 《규제의 역설》이라는 책을 보면 ‘거자유옥(居者有屋) 주자유택(住者有宅)’이 실현된 유토피아 같은 나라의 얘기가 나온다. 바로 루마니아 얘기다. 과거 사회주의 국가였던 루마니아의 자가(自家)보유율(전체 가구 대비 자기 집을 보유한 가구의 비중)은 94%에 달한다. 1가구 1주택이 실현됐다는 얘기다. 참고로 한국의 자가보유율은 2020년 현재 61.2%이다 (주택보급율은 104%).
‘거자유옥(居者有屋) 주자유택(住者有宅)’이 실현된 루마니아 국민들은 참 행복하겠다고 생각한다면 착각이다. 생각지도 않았던 문제들이 속출한 것이다.
우선 주택산업이 거의 붕괴했다. 1가구 1주택이 실현됐으니, 더 이상 새로운 집을 지을 필요가 없어졌기 때문이다. 토건산업이라고 하면 사시(斜視)로 보는 사람들이 많지만, 토건산업은 일자리를 창출하고 다양한 연관산업을 발전시키는데, 그 길이 막혀 버린 것이다. 
젊은이들이 졸업하고 난 후 취업을 하거나, 직장인이 전근(轉勤)을 하게 되어 다른 지역으로 이사를 하려 해도  집을 구할 수 없었다. 빈 집이 없으니 집을 구할 수 없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월세를 살면 되지 않느냐고? 하지만 주택임대업이라는 것도 루마니아에서는 거의 붕괴해 버렸다. 모든 가구(家口)가 자기 집을 갖고 있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주택임대 수요가 한정 되어 있는 상황에서 주택임대업을 하려는 사람은 없었다. 주택임대업을 하려면 집을 여러 채 보유할 수 있어야 하지만, 주택산업이 붕괴되고 신규 주택건설이 이루어지지 않는 상황에서 그것도 가능한 일이 아니었다.
젊은이들이 자기 돈으로 땅을 사서 자기 돈으로 집을 짓는 방법도 있기는 했다. 하지만 이제 막 사회생활을 시작하는 젊은이들에게 그런 돈이 있을 리 없었다.
결국 루마니아인들은 자기 집 근처에서 직장을 구해 살 수 밖에 없게 됐다. 직업선택의 자유도, 거주-이전의 자유도, 말 뿐인 것이 되어 버리고 말았다.
새 집을 구입하는 것도, 월세 집을 구하는 것도, 새 집을 짓는 것도 불가능한 상황에서 남은 방법은 하나, 부모에게 얹혀서 사는 것뿐이었다. 
부모들이 처음 집을 마련했을 때에는 나름 살만한 집어도, 세월이 흐르면서 집을 낡아갔다. 하지만 주택산업이 거의 무너진 상황에서 필요할 때마다 땜질식으로 집을 고칠 수는 있어도 전면적으로 재건축하거나 재개발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었다.
결국 오늘날 루마니아에서는 성인이 되어 가정을 이룬 뒤에도 독립하지 못한 자녀들과 손자들이 부모, 조부모들과 함께 좁고 낡은 집에서 복작거리며 사는 것이 일반화되어 버렸다.   

 

입력 : 2020.0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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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진영 ‘어제 오늘 내일’

ironheel@chosun.com 어려서부터 독서를 좋아했습니다. 2000년부터 〈월간조선〉기자로 일하면서 주로 한국현대사나 우리 사회의 이념갈등에 대한 기사를 많이 써 왔습니다. 지난 70여 년 동안 대한민국이 이룩한 성취를 긍정적으로 생각하면서, 대한민국이라는 나라의 내용을 어떻게 채워나가는 것이 바람직한가를 고민하고 있습니다. 2012년 조국과 자유의 의미를 생각하게 하는 45권의 책을 소개하는 〈책으로 세상읽기〉를 펴냈습니다. 공저한 책으로 〈억지와 위선〉 〈이승만깨기; 이승만에 씌워진 7가지 누명〉 〈시간을 달리는 남자〉lt;박정희 바로보기gt; 등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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