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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정치

제보자 밝히라는 박지원, 저격수 시절에는 청문회 내부고발자 보호 법안 추진

자신이 처한 입장에 따라 손바닥 뒤집듯 바뀌는 인물이 대한민국 정보기관 수장 자리에

최우석  월간조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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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원 국정원장이 서울 여의도 자택을 나서며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조선DB.

자신이 북한에 30억 달러 규모를 지원하는 ‘경제협력 합의서’에 사인했다는 의혹에 대해  “사본을 제보했다는 전직 고위공무원의 실명을 밝혀라”고 요구한 박지원 국정원장이 정작 자신이 인사청문회 저격수 역할을 할 당시에는 제보자 보호를 위해 공익침해행위 신고자 보호법 제정을 추진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2009년 천성관 검찰총장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가 진행되는 동안 당시 여당이자 지금의 야당 한나라당(현 미래통합당)은 압도적인 수적 우세 속에서도 천 후보자 방어에 진땀을 흘려야 했다.

민주당 소속이었던 박지원 의원의 활약 때문이었다. 박 원장은 청문회에서 천성관 전 검찰총장 후보자가 서울 강남구 신사동의 고급 아파트를 살 때 15억원을 빌렸던 건설업자 박모씨와 2004년과 2008년 해외 동반 골프 여행을 했고, 천 전 후보자의 부인이 면세점에서 3000달러짜리 명품 핸드백을 구입한 사실 등을 폭로했다.

천 전 후보자는 청문회에서 박씨와 함께 해외여행을 간 적이 없다는 취지로 답변했다.

이는 천 전 후보자의 낙마로 이어졌다.

청문회 바로 다음 날 이명박 대통령은 "검찰총장 후보자가 국회 청문회에서 어떻게 거짓말을 할 수 있느냐"며 내정을 철회했다.

당시 검찰은 천 전 후보자가 사퇴한 지 이틀 만에 박 원장이 천 전 후보자의 고가 면세품 구입 등을 폭로한 것에 대해 정보 유출 경위를 조사했다.

개인 정보가 담긴 국가기관의 자료가 적법한 절차를 거치지 않은 채 흘러 다니고 마구 폭로되는 것은 심각한 문제라고 봤기 때문이다.

하지만 일에는 경중(輕重)과 우선순위가 있다. 검찰이 유출 경위를 캐겠다고 달려든 그 정보가 없었다면 천 전 후보자의 부적절한 처신은 그대로 묻혀버렸을 것이다

검찰이 정보 유출 경위를 조사하자 박 원장 등 민주당 의원은 이른바 `딥 스로트' 법안으로 불리는 내부 고발자를 보호하고 제보로 인해 불이익을 당하면 보상을 받도록 하는 것을 골자로 한 공익침해행위 신고자 보호법 제정을 추진했다. 당시 박 의원은 당 정책위의장이었다.

그가 밝힌 법안의 제안 이유다.

"검찰이 천성관 검찰총장 후보자 인사청문회에 자료를 제공했다는 의혹을 품고 관세청 등에 내사를 촉구한 데 이어 김준규 후보자 청문회에서도 후보자의 요트 관련 정보가 박영선 의원에게 제보됐다고 해서 해양경찰청 관계자를 비밀리에 소환했다."

이러던 박 원장이 처지가 바뀌자 180도 돌변한 모습을 보였다. 통합당 주호영 원내대표는 박 원장 인사청문회에서 박 원장이 2000년 4월 남북 정상회담을 앞두고 비밀리에 경제협력 합의서에 사인한 의혹이 있다면서 합의서를 전격 공개했다. 주 원내대표는 “합의서는 믿을 수밖에 없는 전직 고위공무원 출신이 사무실에 가져와 청문회 때 문제 삼아달라고 해서 공개했던 것”이라고 제보 경위를 밝혔다.

이에 대해 박 원장은 "합의서는 허위·날조된 것으로 미래통합당 주호영 원내대표에 대해 법적 조치를 검토하겠다"며 사본을 제보했다는 전직 고위공무원의 실명을 밝히라고 했다.

자신의 제보자는 법안까지 만들어 보호하려 최선을 다했으면서도 본인을 공격한 제보자는 실명까지 밝히라는 박 원장. 그가 대한민국 정보기관의 수장이 됐다.

글=최우석 월간조선 기자.

입력 : 2020.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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